내가 본 책

앵무새 죽이기

SNO-W 2020. 2. 1. 23:12

#앵무새죽이기

 

(줄거리가 아니라 느낀점&하고싶은말 90% 이상입니다)

 

 

 

 

 

이 책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데,

 

왜냐하면

이 책은 실로 내가 기억하는 내 인생의 2/3정도를 관통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국딩이었던가),

친척언니가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해 준 책이다.

그녀는 당시 직장인이었으므로

내가 읽을 수 있을 거라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겠지만, 가능했다.

 

이미 그 시절부터 나는 아싸의 길을 꿋꿋이 가고 있었기 때문.

물론 매년 다시 읽을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그나마 나도 아주 조금은 성장하고 있는 걸까.

 

 

책 이야기를 하기 전에 사족을 더 풀자면

또래들이 읽는 책이 아니고 심지어 인권 문제에 관련된 도서였던 덕분에,

초중고 시절은 이 책 하나로도 독후감 상을 짭짤하게 탈 수 있었다.

올, 책을 좀 깊게 읽는구나, 하는 칭찬은 덤.

 

 

졸업하고서는 영문으로 읽어보고 싶어서

백수시절 없는 돈으로 원서를 샀는데

알고 보니 원서가 아니라 평론가들이 평을 쓴 것을 묶어서 낸 책이었다...하..

심지어 그 포장을 못 뜯고 두고두고 가지고만 있으려고 했는데

또 너무너무 읽어보고 싶어서

딱 한번만 읽어보자 싶어서 뜯어보고는.. 깊은 절망...

백수시절이 오래됐을 때라 다시 살 수는 없는 것이었다..

 

 

 

또, 정작 면접장에 가서는

면접마다 이 책을 얘기했다가.... 심지어 대기업 임원면접에서 탈락한 적도 있다.

물론 내가 말주변이 없어서 말을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단 책 제목을 말하는 순간 갑.분.싸가 되는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옆에서는 온갖 여성스러운, 누가봐도 위인의 책들이 나오는데 앵무새죽이기라니..

 

죽.이.기.

 

라니....쩜쩜..

물론 나름 훌륭한 답변을 준비해 갔지만 제목만으로도 찬물을 끼얹어 회생불가능상태였다.

 

내가 면접관이었어도 '저런 또라이는 어떻게 실무면접을 통과했는가'를 고민해볼 것 같다.

'아오, 실무자들 일 안하지?'

퇴근하고 친구나 동료와 술 한잔 하면서, 야 그런 애도 있더라, 할 지도. 물론 퇴근하면 기억에도 없겠지만.

 

 

 

 

 

아무튼,

몇 번의 고배를 마시고 나는 도서에 관련해서는 모범답안을 준비했고

잘 포장해내고 잘 숨겨내는 사회기술 또한 배우게 된 것 같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책 덕분에.

 

사실 다른 분야에서는 충분히 잘 해내는 기술이었는데, 이상한 고집이 있었다.

다른 부분들은 잘만 하면서 이상하게 이 책에 대해서만 그런 것이다.

 

 

"이 책은 내가 너무 사랑해. 이 책은 너무 멋져. 완벽해. 당신도 이 책을 꼭 읽어봐야 해."

 

 

 

물론

이 책은 60년대에 나온 책이고, 심지어 작가는 종국에는 치매.....

최근 낸 책은 읽어보지도 않았음....

 

 

에도 나는 나의 뻬-어보릿 도서로 이 책을 꼽는 것이다.

내가 책을 많이 안읽은 사람이라 그런지,

내 인생을 관통하는 책이라는 말은 하나도 과장되지 않은 말이다.

 

 

 

이 책의 나쁜 백인들은 때때로 내 사춘기시절의 못된 선생들이기도 했고,

내가 싫어하는 특정 종교의 특정인들이기도 했고,

사회생활을 할 땐 특정 계층 또는 집단들이기도 했다.

 

또는 정말 인권문제에 대해,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나의 시각이기도 했다.

이렇게 말하니 정말 하나도 성장하지 않은 것 같은데

그래도 매년 읽을 때마다 달랐던 느낌으로

조금은 성장해오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아이의 눈에서 보는 시점.

 

어른들은 평가한다. 판단하고.

그렇지 않으면 똥밟기 딱좋으니까.

요즘 세상은 정신 잠깐 놓으면 조울증부터 주변착취형 인간들까지 정신병자가 드글드글하다.

 

 

 

 

그래서 나는 책을 통해서만큼은 항상 아이의 시각으로(또는 아이의 마음으로 보는 어른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덕질을 놓지 못하는 걸까)

 

 

 

 

 

'뭔가 이상하다.' 라는 아이의 시각은

틀리는 법이 없다.

 

오히려 어른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들의 것을 침범하면 안되니까.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앵무새를 잡아죽이듯 죽여야 한다.

죽이지 않으면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니까.

 

그, '뭔가 이상하다' 는 시점을 아주 잘 그려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상황이 이상하고, 모르겠는데 슬프고, 힘들어하는 아빠를 보는 시각을 잘 그려낸다.

 

 

 

 

글 쓰는 스킬로만 봤을 때도 훌륭하다.

마지막 즈음에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도망치는 장면은 정말..

어릴 때나 어른이 되어서나

얼마나 공포스럽게 잘 썼는지..

(솔직히 요즈음 5년 이상 이 책을 다시 읽어보지 못했는데 상상만으로 코스프레의상 철사까지 떠오른다 !)

 

 

이 책은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애나 어른이나 남녀노소 다 읽어봐야 한다.

사람은 살기위해 이기적이고 자기위주여야만 하니까.

이 책이라도 읽고 중간중간 브레이크를 걸어줘야 한다.

 

 

 

물론 이렇게 좋은 책을 읽고

나는 과연 우리의 소외된 이웃과 핍박받는 계층을 보호하는가,

하면 전혀 아니올시다.

 

하지만 적어도 그렇게 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절대 혼자 내버려 두지는 않는 사람. 정도는 된 것 같다.

 

 

그러니까,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한번 쯤은 읽어보길 바라며..

 

이상하게 책 추천으로 글을 맺는다.

나는 항상 끝이 요상하다니까.

 

 

 

애니웨이,
좋은 책이라 추천할 수 있으니 한 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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끗.